13세기 몽골제국의 지배에 의한 평화(Pax Mongolica)는 유라시아 대륙에서 전례를 찾을 수 없는 활발한 인적 물적 교류를 가능하게 하였다. 몽골제국은 많은 ‘민족’을 하나의 통일된 정치권에 편입하였고 다양한 문화의 교류를 촉진하였다. 특히 지배계층으로서의 몽골족은 피지배계층의 여러 민족에 적지 않은 문화적 영향을 끼쳤다.
소위 ‘몽골간섭기’의 고려 국왕들은 대대로 몽골 황실의 공주와 결혼하고 제국의 수도 칸발리크에서 오랜 시간 거주하였다. 그리고 많은 인적 교류를 통해 고려는 특히 언어, 두발, 복식 등에서 몽골의 영향을 받게 되었다. 고려에서 유행한 몽골족의 언어와 풍습은 강압에 의해서라기보다는 그들의 사회적 지위와 위세를 얻으려는 노력의 결과로 보인다. 몽골 언어와 풍습의 자취는 ‘반원’을 지향한 조선 건국이후에도 완전히 소멸되지 않았으며 현재에도 그 자취를 찾을 수 있다. 고려는 단순히 정치적으로 몽골제국과 연결되어 있었던 것이 아니라 문화적으로도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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