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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national Journal of Korean History 2012;17(2): 133-157. |
An Analysis of the Autobiographies of the Massacre Victims' Bereaved Families in the Period of the Korean War : A Storytelling of Family as Accusation Poliltics |
Moo Yong Kim |
Research Professor, Center for Korean History, Korea Universit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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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용 |
고려대학교 한국사연구소 연구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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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
Some families among the civilian massacre victims' bereaved families have published their autobiographies and life histories where their own personal histories have been organized. The meaning of autobiography and life history in the research of state violence or civilian massacre is different from general oral testimony. The autobiographies and biographies of the victim's bereaved families have strong merits, which can make us understand the problems or relations among personal pains and family, society, and state violence through a victim's personal life, experience, and history. The important characteristics of the victim's bereaved autobiographies are related to the storytelling subject. The main focus of storytelling or narratives are still his/her family or parents. The family was the only space where the bereaved could not only live their own daily lives, but also share and tell their resentment and pain. It could give them consolation and healing through the understanding and sharing of their scars and pains in the context of the state's and society's denial or avoidance of civilian massacres. The meaning of family to the bereaved was a life community against the state or society, which led to the massacre or remained as spectators. The autobiographies and life histories of the victim's bereaved has drawn the personal resistance and silence against state violence and social adaptation. The bereaved who experienced the massacre or state violence suffered from feeling impotent at the time. Their fears of state violence continued to silence. The silence of the bereaved was one type of social adaptation and survival. On the other hand, it meant the internalization of resistance or speechless defiance. Considering the life histories of the victims' bereaved by state violence, they showed over-adaptation to state and society. This was a general phenomenon with exceptional representation, but did not mean that they lost their identities and stopped their resistance against state violence. The massacre victims' bereaved families were conflicted in their inner mind to accept their identities, and this developed to a type of victims' consciousness. Their identities were formed by the social stigma that they were children of the reds. State policy and social prejudice made the bereaved families continuously agonize about themselves and their identities as the children of the victims. The identity of the bereaved was not a simple result of a person's inner reflection, but was formed in relation with the outer world, like state and society. The formation of the identities of the bereaved was revealed with various shapes in chasing the perpetrators and seeking truth, and participating in related group. In conclusion, the autobiographies of the bereaved families are forms of writing or telling of the family as politics of accusation. The testimony or storytelling in their books is a building process for producing their own narratives and subjects and confirming process to their own worlds. The bereaved's autobiography is an accusation story that they confirmed their identities as the family of the victims who was massacred by the state, and revealed the damage to family to society. In the light of this point, the autobiographies of the bereaved families are spaces for accusation politics and even realization of resistance politics. From this point, we can think of the subversive meaning of writing politics or storytelling politics through autobiographies. |
Keywords:
accusation politics, adaptation, autobiography politics, bereaved family, identity, life history, massacre, memory, oral testimony, state violence, storytelling, truth-see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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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문초록 |
한국 전쟁 전후 시기 민간인 학살 유족들 가운데 일부는 자신들의 개인역사를 정리한 자서전이나 전기를 발행했다. 국가폭력이나 민간인 학살 연구에서 자서전이나 전기가 갖는 의미는 일반적인 구술증언과는 차이가 있다. 민간인 학살 유족들의 구술증언은 국가의 진실규명 작업에는 기여하였지만, 한편으로 피해자 개인들의 생애사 또는 생활사 차원에서 접근할 때, 많은 한계를 안고 있다. 유족들의 구술증언은 피해자 개인의 삶이나 역사보다는 진실규명이나 국가폭력을 폭로하는 피해사실이 중시되었다. 이에 비해 유족들의 자서전이나 전기는 피해자 개인들의 생활과 경험, 역사를 전체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 글은 유족들의 자서전에 나타난 개인들의 생애사를 통해, 피해자 개인이 과거에 대한 침묵과 적응을 거쳐 정체성을 자각하고, 궁극적으로 국가폭력에 분노하는 저항의 주체로 형성되는 과정을 분석하였다.
민간인 학살관련 유족들의 자서전이나 전기는 내러티브나 이야기하기 구조에서 가족이 중심인 특징을 갖고 있다. 무엇보다 이야기 하기나 내러티브의 주체가 비록 자신이지만, 중심은 여전히 가족, 특히 부모이다. 국가나 사회가 학살을 부정하거나 외면하는 상황에서 가족은 유족들의 상처를 함께 이해하고 아파해 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장소였다. 결국 유족들은 가족이나 부모의 부재속에서 스스로 생활을 유지하고 가족의 공간을 지켜 나갔고, 이는 가족간의 유대감과 결속력을 유지하는 원천이 되었다. 유족들에게 가족은 학살을 주도하거나 방관했던 국가나 사회에 대항하는 생활공동체였다.
민간인 학살 유족들의 자서전에는 국가폭력에 대한 개인의 저항과 침묵, 그리고 사회적 적응이 그려져 있다. 사건 당시 유족들은 부모의 학살, 죽음을 경험하면서 무력감과 자책감에 시달렸고 방황하기도 했으며, 이는 침묵으로 이어졌다. 유족들의 국가폭력에 대한 침묵은 사회적 적응과 생존을 위한 과정이었다. 국가로부터 폭력을 당한 민간인 학살 관련 유족들의 생애사를 보면, 역설적으로 오히려 국가에 더 순응하고 적응하는 모습, 일종의 과잉적응의 경향을 보여준다. 이러한 과잉 적응이 유족으로서 정체성이나 의식의 포기, 국가폭력에 대한 불만이나 저항의 포기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다. 유족들의 이러한 내면세계는 자신들이 유족으로서정체성을 형성하면서 표면화되었고, 이는 희생자 의식을 계승하는 형태로 발전하였다.
유족들의 정체성은 민간인 학살의 자식이라는 사회적 낙인 속에서 형성된다. 유족들에 대한 차별과 구별은 사회적으로 범주화되면서 사회 관행으로 굳어졌다. 유족들은 취업이나 직장생활, 군 복무, 해외여행 등 일상생활에서 국가의 끊임없는 감시를 받았다. 유족들은 연좌제의 적용을 받았고, 사회생활에서도 요시찰 대상으로 분류되어 국가의 감시와 사찰에 시달렸다. 유족들에 대한 국가의 감시와 낙인 찍기는 유족들이 타자인 국가에 대항하여 자신들의 정체성과 의식을 형성하고 사회적 연대를 추구하는 토양이 되었다. 유족들의 정체성 형성은 다양한 형태로 표출되었다. 곧 개인적 수준에서는 가해자 찾기나 가해자 복수하기, 그리고 사회적 수준에서는 진상규명을 위한 유족회 결성이나 관련 단체에서 활동하는 형태였다.
유족들의 자서전 쓰기, 또는 생애사 이야기하기는 국가폭력에 대한 저항이자 운동으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과정이었다. 자서전이나 전기 쓰기는 유족들이 자신들의 과거나 경험이 갖는 의미를 자각한 결과로서 일종의 자서전의 정치로 볼 수 있다. 자서전이나 전기는 바로 유족들이 자신의 과거를 현재와 연결시키고 나아가 자신의 경험과 고통, 삶의 의미를 재규정하는 작업이다. 유족들의 자서전은 바로 국가폭력에 순응하고 침묵하던 유족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가족의 피해를 사회에 고발하는 가족이야기이다. 민간인 학살 관련 유족들의 자서전이 갖는 중요한 의미는 고발의 정치로서 가족이야기 하기로 볼 수 있다. |
주제어:
국가폭력, 고발, 고발의 정치, 구술증언, 기억, 생애사, 유족, 이야기하기, 자서전, 적응, 전기, 정체성, 진실규명, 학살, 자서전의 정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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